- [리뷰] 전달력과 표현력 일품, 서울모테트합창단의 바흐 모테트 연주
- 2019.03.27 02:07 입력
서울모테트합창단 제113회 정기연주회가 열렸다. 이번엔 바흐 모테트 BWV 225-230이었다. 창단 30주년 기념 마스터피스 시리즈 세 번째 공연이자 독일 라이프치히 바흐 페스티벌 초청 기념 연주였다.
서울모테트합창단 창단 30주년 기념 마스터피스 시리즈 III 바흐 모테트 전곡 연주
첫 곡으로 BWV230 ‘너희 모든 나라들아 여호와를 찬양하라’를 노래했다. 오프닝 곡으로 안성맞춤이었다. 반주는 오르간과 첼로 한 대, 더블베이스 한 대가 맡아 간소했다. 여기에 가볍고 산뜻한 목소리가 더해졌다. 기분 좋은 음색이 공연장을 울렸다. 통통 튀듯 노래하는 합창단과, 목소리와 너무도 닮은 악기들이 앙상블을 이룬 곡이었다.
다음은 BWV229 ‘오소서, 예수여, 오소서’였다.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오보에, 오르간 반주였다. 오케스트라 편성이 역시 간소했다. 바흐의 합창 선율과 그 가사가 잘 들리는 이유였다. 전 곡과 달리 단조의 전혀 다른 분위기의 노래가 이어졌다. 힘들고 지쳐 주를 찾는 전반부와 평온한 죽음을 노래하는 후반부로 나뉜 노래였다.
BWV228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가 이어졌다. 음악의 다이내믹이 유려하게 표현했다. 역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 노래로, 장조의 아름다운 전반부와, 조금 더 복잡하게 쪼개진 리듬과 선율의 후반부로 구분되었다.
다음으로 BWV226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를 노래했다. 이 곡을 위해 바순과 나머지 현악기들이 모두 들어와 자리를 채웠다. 바흐 선율에 생동감을 한껏 넣은 합창이었다. 합창단의 깨끗하고도 유연한 소리 표현, 또렷한 악상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에 이르러 정갈하게 음악을 정돈하는 모습이었다.
인터미션 후에는 BWV227 ‘예수는 나의 기쁨’을 노래했다. 현악기와 오르간 반주로 합창이 흘렀다. 매력적인 선율로 첫 번째 코랄이 흘렀다. 이어지는 합창은 놀라울 정도로 소리가 하나로 잘 모아졌다. 숨소리와 노랫소리는 물론이고 잠깐 잠깐의 포즈까지, 몰입도를 높인 합창이었다. 다음 코랄에는 에너지를 담았다. 가사 전달력이 매우 좋았다. 그러고는 잠깐의 포즈 후 합창을 시작했다.
여성합창이었다. 바이올린과 오르간 반주로 환상적인 음색을 내주었다. 이어지는 코랄은 강약의 대비로 입체적이었고 다음 푸가가 이어졌다. 전반부는 푸가 형식의 노래였고, 후반부는 에너지가 담긴 선율의 노래였다. 다음으로 힘 있는 코랄을 노래했다. 마지막 음을 여운을 담아 충분히 끌어 마무리했다. 다시 잠깐의 포즈 후 합창을 시작했다.
온화한 선율의 합창이었다. 다음 코랄은 가볍게 띄운 소리로 환상적인 분위기에 체념이 섞인 음악이었다. 다시 힘을 실은 합창이 이어졌고, 마지막 코랄이 정리하는 듯 매력적인 선율을 내며 가사를 힘 있게 강조했다. 한국어가 아닌 가사임에도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또렷하게 들릴 정도로 전달력이 뛰어난 노래였다 .
마지막은 BWV225 ‘새 노래로 여호와께 찬양하라’였다. 오케스트라 자리가 다 채워졌고 네 명의 솔리스트도 자리했다. 소프라노 강혜정, 알토 김정미, 테너 김세일, 베이스 정록기였다.
먼저 활기를 머금은 합창으로 시작했다. 합창단의 기교는 물론이고 음악에 담긴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다음 솔리스트들과 함께 한 합창이 이어졌다. 사중창과 합창의 조화, 네 솔리스트들 간의 조화가 중요한 곡이었다. 사중창이 첫 운을 뗄 때는 조금 불안한 감이 있었지만 음악이 흘러가면서 매우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다. 특히 지휘자의 역량이 매우 돋보인 부분이었다. 합창단의 탄력적인 리듬, 기쁨에 찬 선율로 ‘할렐루야’를 노래하며 음악이 모두 끝났다.
박치용 지휘자는 이번 공연 프로그램이 텍스트에 의해 배열되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앙코르로 맨 마지막 합창 부분을 다시 한 번 들려주었다.
서울모테트합창단의 깨끗한 음색과 기교, 지휘자의 명확한 해석과 지휘, 말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전달력이 돋보인 연주였다.
프로그램
바흐, 모테트 BWV 225-230
공연정보
일시: 2019년 3월 26일 화요일 저녁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