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테트합창단이 ‘젤렌카’ Jan Dismas Zelenka의 음악을 들고 무대에 섰다. 박치용 지휘자를 필두로 서울모테트합창단과 서울모테트챔버오케스트라가, 조금은 생소한 바로크 시대 작곡가 젤렌카의 음악만으로 제110회 정기연주회를 열었다.

환한 무대 조명이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가장 먼저 오케스트라가 등장했다. 이어 하얀색 드레스의 여성 합창단원들과 남자 단원들이 들어왔다. 그리고 준비된 세 곡에 모두 등장하는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솔리스트와 박치용 지휘자가 무대로 들어왔다.

모테트 합창단, 통일된 음색과 기교
첫 곡은 Missa Dei Filii ZWV20이었다. 이 곡은 1740년대 작곡된 작품으로 미사곡의 하나다. 이 곡은 열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합창과 함께 하는 부분, 솔로와 함께 하는 부분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제1곡을 통해 모테트합창단의 음색을 음미할 수 있었다. 이들은 통일된 음색을 자랑했다. 롯데콘서트홀은 이들의 소리를 충분하게 울렸다. 매우 맑은 소리를 가진 합창단이었다. 그렇지만 울림이 너무 좋은 공연장이었기에 객석 위치에 따라서 이들의 소리가 희뿌옇게 들릴 수도 있었다.

제2곡과 제8곡은 소프라노와 알토가 각각 독창하는 곡이다. 소프라노에 강혜정, 알토에 정수연이 함께 했다. 특히 소프라노의 소리는 힘도 있고 영롱했다. 음악의 분위기를 잘 이끌어갔다. 아쉬운 점은 알토와 테너 최상호, 베이스 성승욱의 소리는 충분하게 감상을 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소프라노는 높은 소리를 내기에, 오케스트라와의 음량과 별개로 목소리가 비교적 잘 들렸다. 하지만 알토와 테너, 베이스 독창 부분은 오케스트라 소리에 묻혀서 충분히 들을 수가 없었다.

첫 곡은 45분여에 걸쳐 연주되었다. 젤렌카의 Missa Dei Filii ZWV20은 제4곡에서 합창단의 활기와 기교로 분위기가 전환되었다. 제5곡은 단조로 진입해 6곡까지 ‘긍휼이 여겨 달라’며 노래하다가 7곡에서 그 통로를 빠져나와 ‘거룩’을 힘차게 노래한다. 젤렌카 음악의 분위기에 젖어들 수 있는 곡이었다.

2부 역시 젤렌카의 두 곡이 기다리고 있었다. 인터미션 때는 쳄발로와 오르간을 세심하게 체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부에 이어진 곡은 Dixit Dominus in D Psalm 109(110) ZWV68과 Te Deum in D ZWV146이었다. 첫 곡은 활력이 느껴지는 곡이었다. 두 번째 곡 역시 넉 대의 트럼펫이 편성되어 합창단과 함께 즐거움을 노래했다. 2부 두 곡 모두 이번 공연의 주제 ‘기쁨의 노래’에 알맞은 곡이었다.

젤렌카의 음악, 바로크 시대의 교회음악들을 발굴하고 연습해 완성한 이번 공연은 매우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 박치용 지휘자와 함께하는 모테트합창단과 오케스트라 모두의 열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다만 오케스트라와의 합을 더욱 세밀하게 맞출 필요는 있어보였다. 특히 독창과 함께 하는 부분에 있어서의 밸런스, ‘바로크’ 음악에 대한 연주자들의 이해, 지휘자와 합창단과의 디테일한 약속들이 필요해 보였다.

 

서울모테트합창단은 1989년, 현 지휘자 박치용이 창단했다. 그리고 2016년, 서울모테트챔버오케스트라가 창단되어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이 발굴하고 발견한 새로운 음악들, 거기에 대한 노력과 열정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던 연주회였다.

프로그램
Jan Dismas Zelenka 얀 디스마스 젤렌카(1679-1745)
Missa Dei Filii ZWV20

INTERMISSION

Dixit Dominus ZWV68
Te Deum Laudamus ZWV146
(앙코르) Te Deum 제1곡 Te Deum Laudamus

공연정보
일시 : 2017년 7월 2일 월요일 오후 8시
장소 : 롯데콘서트홀